꾀꼬리 버섯
꾀꼬리 버섯은 유럽에서도 미식가들이 꼽는
제일 좋아하는 버섯중의 하나로 프랑스에서는 '지롤'
일본에서는 '안즈타케'라고하는데, 이것은 바로
살구냄새가 난다하여 붙여진 '살구버섯'이란 뜻이죠.
물론 살구냄새뿐만 아니라 오이, 소나무 향기가 나는데요~
우리나라 꾀꼬리 버섯은 솔향기가 더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우산버섯(턱받이가 없음)/ 암적색분말광대버섯(턱받이가 있음)
주름살은 보통 부챗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가장 많지만 버섯에 따라서는 이 주름살이 관공이라 불리는 작은 관모양의 구멍으로 변형되어 있는 것도 있으며, 이러한 버섯의 이름 뒤에는 그물버섯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그런데 썩은 나무에서 주로 발생하여 나무를 더 썩게 하는 목재부후균이라 불리는 버섯들도 대부분 주름살이 없고 관공으로 되어 있지만 이 경우에는 그물버섯이라는 말이 붙지 않습니다.
붉은그물버섯
버섯의 모양은 우산모양 말고도 싸리 모양, 말뚝 모양, 국수 모양, 공 모양, 주발이나 접시 모양, 술잔 모양뿐만 아니라 사람의 귀를 닮은 것, 망토를 두른 것, 세 갈래도 갈라진 것은 물론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것을 포함하여 무척 다양합니다.
노랑싸리버섯
좀나무싸리버섯
말불버섯
말징버섯
말뚝버섯
노랑망태버섯
목이
털목이
세발버섯
먼지버섯
자주국수버섯
테두리방귀버섯
생김새만큼이나 버섯의 색깔도 정말 다양합니다. 우리가 아는 색이 다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버섯 중에는 버섯의 색을 이름 앞에 붙여 표시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생명체의 색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꾀꼬리버섯, 애기꾀꼬리버섯, 꾀꼬리그물버섯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꾀꼬리가 노란색이니 이 버섯들은 모두 노란색임을 알 수 있습니다.
꾀꼬리버섯/ 꾀꼬리그물버섯
버섯은 그늘이 지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햇빛이 전혀 없다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독특한 서식처, 특정 장소에서만 사는 것도 있습니다. 때죽도장버섯은 때죽나무에서만 피어납니다. 버섯이 발생하면 때죽나무는 불에 탄 듯 까맣게 변하며 곧 죽게 되니 때죽나무로서는 천척이나 다름없습니다. 한 번 발생하면 이웃한 다른 때죽나무도 감염되어 하나 둘 씩 죽게 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때죽나무에는 때죽도장버섯 이외의 다른 버섯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도장버섯이라는 말이 붙은 것은 아래쪽을 보면 꼭 도장을 파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그라지는 버섯에서 피어나는 버섯도 있습니다. 버섯이 또 다른 다른 버섯의 먹이가 되는 것인데 대표적인 예가 덧부치버섯입니다.
덧부치버섯
주로 늦가을에 소나무의 적갈색 낙엽과 비슷한 색으로 피어나 눈에 잘 띄지 않으며, 게다가 생김새가 아주 독톡한 버섯이 있습니다. 파상땅해파리라는 버섯인데 소나무 숲의 불탄 자리에서 주로 발생하는 버섯입니다. 만약 파상땅해파리가 보인다면 그 지역이 지금은 아니더라도 예전에 산불이 났던 지역일 확률이 높습니다.
파상땅해파리
곤충의 몸에서 피어나는 버섯이 있어 동충하초(冬虫夏草)라고 합니다. 겨울에는 곤충이었는데 여름이면 그 몸에서 버섯이 피어나 붙여진 이름입니다. 곤충의 단백질을 영양원으로 삼는 버섯이며, 숙주 특이성이 엄격하여 종류에 따라 대상 곤충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동충하초의 포자는 곤충의 성충, 애벌레, 그리고 번데기의 눈, 입, 배, 날개 등에 붙어서 곤충의 몸속으로 들어갑니다. 포자가 발아하고 균사가 나오는 과정에서 곤충은 죽게 되는데, 동충하초의 자실체는 거의 곤봉모양입니다. 동충하초과의 버섯 중에는 마치 눈꽃이 피어난 것처럼 보이는 버섯이 있어 눈꽃동충하초라고 합니다. 주로 가을에 나비나 나방 종류의 번데기에서 발생합니다.
동충하초/ 눈꽃동충하초
버섯 중에는 생태가 독특한 것들도 있습니다. 반딧불이처럼 밤에 형광을 띄는 버섯이 있는데 화경버섯과 받침애주름버섯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경버섯은 밤에 달처럼 빛을 낸다고 하여 달버섯이라고도 합니다. 상처만 나면 젖을 분비하는 버섯도 있습니다. 젖버섯속에 속하는 버섯들로 이름 뒤에 대부분 젖버섯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데 젖의 색은 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공기와 접촉하면 색이 변하기도 하는데 시간이 더 지나면 원래의 색으로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젖버섯
생태계는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분해자라는 세 개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입니다. 그 어느 곳에서 톱니 하나만 빠져도 곧 멈춰서는 세상인 것입니다. 버섯은 분해자 쪽에 치우쳐 있는 생명체입니다. 사체를 분해하여 그 중 일부를 취해 자신이 살고 나머지는 다른 생명체의 것으로 되돌려 줍니다. 더러 살아 있는 나무를 죽게 하기도 하지만 그마저 결국 더 많은 나무를 살리는 길이 됩니다. 버섯은 또한 유익한 생물자원입니다. 귀한 약리성분을 다양하게 지니고 있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길도 버섯이 열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천연자원이 딱히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원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인 것입니다.
버섯과 함께 한 10년, 그 시간 동안 내가 버섯으로 인해 알게 된 것은 하나뿐입니다. 버섯에 대해서 알려면 우선 버섯과 친구가 되어야 할 것인데, 버섯의 벗이 되려면 버섯보다 많이 큰 내가 먼저 버섯의 높이로 땅에 엎드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출처;한겨레신문(자연곁에서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