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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 답사

낭만의 협곡열차

 

 

 봄비에 차창이 얼룩얼룩해졌다. 차창 밖 풍경이 뽀얗게 빛난다. 엄마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는 협곡열차가 아이에겐 새로운 추억이 된다.

 

 협곡열차 객실의 목탄 난로.

12일 정식 운행을 앞두고 있는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를 미리 타봤다. 코레일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관광 전용 열차들이다.

 

순환열차가 달리는 환상 노선 중에서 풍경이 가장 빼어나다고 꼽히는 강원 태백 철암역에서 경북 봉화 분천역까지 구간만 따로 왕복 운행하는 것이 백두대간 협곡열차이다.

 

순환열차와 협곡열차는 처음부터 관광을 위해 만들어졌다. 순환열차는 일본이나 유럽의 관광열차처럼 객실을 목조 느낌이 나도록 꾸몄고, 좌석의 숫자는 줄이고 폭과 간격은 넓혀 편안하게 열차 여행을 즐기도록 했다.

 

연인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플석이 있고,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놀이공간도 마련됐다

 

협곡열차는 ‘복고’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나무 좌석이나 접이식 승강문, V자로 생긴 핸들을 쥐고 밀어내려 여는 커다란 창문,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 등 옛날 비둘기호 열차를 연상케 한다.

 

 

 순환열차는 매일 오전 7시 45분 서울역을 출발한다. 2대가 동시에 제천역까지 달린다.

여기서 1대는 시계방향으로, 다른 1대는 반시계방향으로 태백-승부-봉화-영주역을 거쳐 제천역으로 돌아온다. 강원도 남부와 충청·경북 북부를 아우르는 중부내륙지역은 과거 석탄·시멘트·목재 산지로 번성했지만, 이들 산업이 쇠퇴하면서 낙후됐다.

 

하지만 순환열차를 탄 관광객의 눈으로 이 지역을 돌아보니, '낙후'는 '보존'의 다른 말인 듯싶었다. 1960~7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읍내와 청정한 자연이 철로 양옆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 풍광만 보면서 한 바퀴 돌더라도 충분히 값어치를 할 듯했다

 

출처;조선일보 이슈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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