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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신비

화엄사 홍매(紅梅)] 붉다 못해 검붉어서 흑매화라고도 불러

 

색깔이 유난히 붉은 화엄사 홍매.

 

옛사람들은 고결하고 지조를 꺾지 않는 선비의 표상을 세한삼우(歲寒三友: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와 사군자(四君子:매화·난초·국화·대나무)로 나타내었는데 여기에 매화가 빠지지 않는다.


3월 20일 전후 화사한 봄날 지리산 노고단 아래 천년 고찰 구례 화엄사를 찾은 참배객들이나 관광객들은 화려한 한 그루의 홍매(紅梅)에 정신을 빼앗기고 매화향으로 훈욕을 하게 될 것이다. 화엄사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에 자리잡은 이 매화는 꽃이 붉다 못해 아예 검붉다고 해야 할 만큼 진한 색을 띠고 있어 흑매화(黑梅花)라 부르기도 한다. 조선 숙종(1674-1720) 때 계파선사가 각황전을 창건하고 기념 식수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고목에 매화가 구슬같이 달려 있다.

 

화려하고 인상이 너무 강한 나머지 화엄사 스님들까지도 이 홍매화를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아직 천연기념물 반열에는 들지 못하고 있다. 꽃색깔이 너무 붉고 매화 향기가 은은해 예로부터 절집과 일반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 매화가 피는 3월 중순경부터는 이른 상춘객들이 이곳으로 모여 들어 꼭두새벽부터 이 나무 밑에서 향기를 즐긴다. 새벽의 맑은 공기 속에서 기분이 더 상쾌해지는 묘미를 즐기려고 전국에서 몰려든다. 지금도 고목(古木) 매화나무 주위를 맴돌면서 향기에 취해 사진 삼매(三昧)에 빠져 보낸 아름다운 추억을 잊을 수 없다. 매화 향기 하나에 마음이 맑아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새삼 확인했다.


 

봄비에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절집의 식물들은 많은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 못지않게 꽃의 색깔과 향기로 우리의 심성을 순화시켜 준다. 병든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생명문화재라 할 수 있다. 이런 생명문화유산의 가치는 복잡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매화 옛 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
옛 퓌던 가지에 피엄즉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조선시대 평양 기생인 춘매(春梅)가 매화에 빗대어 애절한 연정을 읊은 시조 8수 중 한 수다. <청구영언>에 전한다.
위치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산20-1.


 

출처;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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